경기 용인시가 처인구 백암리 체육시설 인근에 들어서는 동물장례식장 개발 허가를 주민 민원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가 법원 판결로 내주게 됐다.

수원지법 행정1부(부장판사 이정민)는 이모씨가 용인시 처인구청장을 상대로 낸 개발행위 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2016년 6월 원고에게 한 개발행위 불허가 처분을 취소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 4월 용인시 처인구에 토지 564㎡를 사들여 동물장례식장 건립을 추진했다. 이씨가 산 땅 서북쪽에는 시가 운영하는 테니스장이, 북쪽으로는 시가 운영하는 국궁장이 맞닿아있다.

이씨는 동물장례식장 건립을 위해 담당 구청에 개발행위허가와 농지전용협의를 신청했지만, 구청은 "해당 부지에 장묘시설이 들어서면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진·출입이 힘들어지며, 시민들의 여가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며 거부했다.

이씨는 같은 해 8월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는 2008년 체육시설을 신축하면서 만들었던 공사 차량 통행로를 도로점용 허가 없이 이미 이용하고 있다"며 "그 통행로에 콘크리트 포장까지 한 상태라 이씨의 장례식장이 들어선다고 해도 체육시설 진·출입에 지장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는 환경전문공사업 등록을 받은 사업자에게 동물화장시설 설치공사를 맡기고, 토지 경계를 따라 나무를 심어 외부에서 동물장묘시설 내부를 볼 수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며 "피고의 처분은 재량권을 행사함에 있어 공익과 사익을 정당하게 고려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한 "피고는 체육시설 이용객과 주민 338명이 동물장례식장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다수의 주민이 반대한다는 사실만으로 원고의 개발행위가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고 단정해선 안된다"며 "동물장례식장은 반려동물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설로 혐오시설 또는 기피시설이라고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설치로 인한 체육시설 이용 기피 등 막연한 우려나 가능성만으로 원고의 신청을 거부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천진철 기자  cjc7692@kgnewst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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