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한 김모(35세)씨와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된 아내 정모(32세)씨가 도피 당시 공항 면세점에서 수백만원 어치의 명품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금융·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존속살인 및 살인 등 혐의를 받는 김씨와 아내 정씨의 금융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도피 직전 인천공항 면세점에 들러 400만원 상당의 쇼핑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는 남편과 함께 면세점 명품관에서 300만원 넘게 물품을 구입했고, 이외에 면세점 내에서 100만원 어치 물품을 더 구입했다. 이들 부부는 뉴질랜드에 도착해서는 벤츠 SUV를 사고, 가구를 새로 들여놓는 등 ‘새 인생’을 준비하려던 정황도 파악됐다.

범행 전 김씨는 처가와 금융기관에 각각 6천만원과 500만원의 빚이 있었고, 정씨도 금융기관에 1천500만원의 빚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는 일정한 수입이 없어 처가 등을 전전하며 빌린 돈으로 생활해왔다.

김씨의 처가에 “100억원대 자산가인 할아버지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을 예정이니 당분간만 도와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가 남편과 어려운 경제 상황을 해결하려고 사전에 범행을 공모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한편, 김씨는 지난달 21일 어머니 A(55세)씨와 이부(異父)동생 B(14세)군, 그리고 계부 C(57세)씨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엔 A씨의 계좌에서 1억2여만원을 인출, 10만 뉴질랜드달러(한화 7천700여만원)로 환전했다.

김씨는 같은 달 23일 아내 정씨와 함께 두 딸(2세·7개월)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고, 정씨는 김씨가 과거 절도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되자 이달 1일 아이들과 함께 자진 귀국했다.

천진철 기자  cjc76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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