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현안사업 현장에서 시민의 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소통박스’(Communication Box) 운영에 나섰다.
수원시는 지난 19일 고색동 수인선 공사현장(권선구 고색로 39)에서 ‘제1호 소통박스’ 개소식을 열고, 최근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높은 ‘고색역 상부 유휴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시민 의견수렴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소통박스’는 시민 정책참여가 활성화된 덴마크의 제도를 벤치마킹한 ‘수원형 현장 소통창구’다. 덴마크는 시민생활과 밀접한 정책·사업을 추진하기 전 6개월 동안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다양한 형태의 창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식 컨테이너 형태로 제작된 ‘제1호 소통박스’는 11월 30일까지 매주 화~토요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운영된다. 박스에는 해당 사업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갖춘 안내요원 2명이 상시 근무한다.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내고 싶은 주민은 운영시간 가운데 사업현장 인근에 설치된 소통박스를 찾아오면 된다.
포스트잇에 의견을 간략히 적어 붙이거나, 일정한 양식을 갖춰 정식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다. 시에서 시민 의견수렴을 위해 진행하는 설문에 참여할 수도 있다.
필요할 경우 의견을 낸 시민과 함께 안내요원과 사업 담당자가 현장 방문조사도 한다. 시는 접수된 시민들의 의견을 사업 추진과 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시는 첫 번째 소통박스의 운영 성과를 철저히 분석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내년에는 주요 사업현장에 더 많은 소통박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시민의 관심이 높거나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업, 시민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업이 주요 대상이다.
시 관계자는 “소통박스는 시민 중심의 정책결정을 실현할 적극적인 시민참여제도”라며 “시민주권 실현, 지역사회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이동식으로 제작된 소통박스를 들고 시민이 원하는 곳으로 언제든 달려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첫 번째 소통박스 운영 대상이 된 고색역 상부 유휴부지 개발사업은 고색역 일원에 창업지원주택·도서관·주민센터 등을 포함하는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국토교통부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히는 등 '주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했다'는 지적에 따라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시는 현재 사업이 야기하는 갈등 쟁점을 분석하고 해소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주민,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천진철 기자 cjc76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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